'드리프트용 전기 괴물차' 르노 5 터보 3E, 슈퍼카급 성능으로 부활... 고화질 사진들

 

르노가 80년대 핫해치의 전설적 모델이었던 '르노 5 터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기차 버전 '르노 5 터보 3E'를 공개했다. 초강력 성능과 과감한 디자인을 갖춘 이 모델은 놀랍게도 일반 도로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차이지만 원조 모델의 과격한 DNA를 계승한 '터보 3E'는 초소형 차체에 강력한 후륜구동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특히 일반 르노 5나 최근 출시된 알핀 A290과는 거의 공유하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완전히 새롭게 설계됐다.

알핀이 개발한 전용 플랫폼에 폭발적인 출력을 발휘하는 신형 전기 모터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80년대 감성 그대로, 더 과감해진 디자인

신형 터보 3E의 디자인은 80년대 원조 모델과 2022년 공개된 콘셉트카를 충실히 반영했다. 르노 디자인 책임자 질 비달은 "단순히 로봇 같은 하얀색 둔한 전기차가 아닌 흥미롭고 짜릿한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비달은 "이런 프로젝트를 실제 양산까지 이어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면서도 "세상이 충분히 스트레스가 많고 지루하기 때문에 브랜드는 흥미롭고 생동감 있는 무언가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르노는 터보 3E를 위해 완전히 새로운 보디를 제작했다. 일반 르노 5의 4도어와 달리 2도어로 제작됐으며, 경량화를 위해 카본 파이버를 전면 적용했다. 차량 총중량은 1,450kg이지만, 개발팀은 가능하다면 정확히 1,400kg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조 R5 터보의 상징적 요소인 넓은 휠 아치는 새 모델에서도 계승됐다. 이번에는 더욱 과감하게 확장돼 일부 슈퍼카 수준의 넓이를 자랑하는데, 이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닌 후륜에 장착된 인휠 모터를 수용하기 위한 실용적 설계다.

일반 르노 5와 공유하는 요소는 윈드스크린(터보 3E는 약간 짧음), 도어 미러, 세로형 리어 라이트, 트렁크 리드의 '5' 배지뿐이다.

슈퍼카 능가하는 강력한 성능

터보 3E의 외관 디자인은 르노가 담당했지만,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내부 엔지니어링은 성능 브랜드 알핀이 맡았다. 알핀은 포르쉐 타이칸이나 현대 아이오닉 5 N과 같은 800볼트 전기 아키텍처를 갖춘 전용 알루미늄 플랫폼을 개발했다.

원조 르노 5 터보가 전통적인 전륜구동 방식을 버리고 후륜 바로 앞에 160마력의 터보차저 1.4리터 엔진을 장착했던 것처럼, 터보 3E도 후륜에 장착된 두 개의 인휠 전기모터로 구동된다. 총 533마력과 무려 4,800Nm의 토크를 발휘하는 이 모터는 0-100km/h 가속을 3.5초 이내에 완료한다. 마력 대 중량비는 톤당 372마력으로, 포르쉐 911 GT3보다 우수하며, 최고 속도는 270km/h에 달한다.

르노에 따르면, 이 특별한 전기모터는 일반 모터보다 더 즉각적인 출력을 제공하면서도 크기와 무게는 더 작고 가볍다. 또한 각 모터의 출력을 개별적으로 제어해 토크 벡터링이 가능하므로 차량의 민첩성을 극대화한다.

차체 바닥에는 70kWh 배터리가 장착돼 최대 4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약 30분간의 트랙 주행에 충분한 에너지를 담고 있다. 낮은 무게중심으로 차량의 민첩성을 더욱 향상시킨다.

800V 시스템 덕분에 최대 350kW의 충전 속도를 지원해 15분 만에 배터리를 15%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충전 포트는 원조 모델의 연료 주입구를 연상시키는 후면 에어 스쿱 안쪽에 숨겨져 있다.

레이싱 감성 가득한 실내

실내에는 6점식 안전벨트가 장착된 두 개의 카본 파이버 버킷 시트, 뒷좌석 대신 롤 케이지, 완벽한 드리프트를 위한 랠리 스타일 핸드브레이크 레버가 설치됐다. 조수석 발밑 공간에는 프랑스어로 '꽉 잡으라'는 의미의 '아크로쉬 투아(accroche toi)'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알칸타라 소재가 실내 곳곳에 적용됐으며, 공개된 모델에는 수작업으로 그린 카툰 스타일의 타탄 패턴이 특징이다.

모든 것이 독특하지만은 않다. 3스포크 플랫 바텀 스티어링 휠은 알핀 A290에서 가져왔는데, 이는 이미 4가지 주행 모드(스노우, 레귤러, 스포츠, 레이스)를 전환하는 전용 버튼이 있기 때문이다. 레이스 모드는 드리프트 어시스트 기능을 활성화한다. 또한 최대 출력을 위한 특별한 'OV'(오버테이크) 설정과 회생 제동 강도를 조절하는 버튼도 있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1인치 터치스크린은 일반 르노 5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구글 앱이 내장된 OpenR 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유하지만, 그래픽은 원조 터보의 대시보드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디자인이다.

한정 생산 및 가격

르노 5 터보 3E의 생산은 2027년 상반기에 시작되며, 원조 르노 5 터보가 출시된 해인 1980년을 기념해 총 1,980대가 한정 생산된다. 각 차량은 프랑스의 전문 팀에 의해 수작업으로 조립될 예정이다.

모든 터보 3E에는 고유 번호가 부여되며, 고객은 주문 시 원하는 번호를 선택할 수 있다. 예약은 몇 주 내에 시작될 예정이다.

구매자는 '투르 드 코르스 1982' 랠리카에서 영감을 받은 노란색, 흰색, 검은색 디자인을 포함한 다양한 외장 스타일과 색상 조합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르노의 디자이너 팀과 함께 고객 맞춤형 디자인도 가능해 진정으로 독특한 터보 3E를 소유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르노 5 터보 3E의 시작 가격은 1억 5천만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고도로 맞춤화된 모델은 3억원에 가까울 수 있다. 이는 작은 프랑스 핫해치가 포르쉐 911 GT3 RS와 비슷한 가격대에 형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질 비달은 많은 터보 3E 구매자들에게 이 정도 금액은 특히 그들의 차고에 이미 있는 슈퍼카나 하이퍼카와 비교하면 큰 부담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내가 커피 한 잔 사는 것과 같은 수준일 것"이라고 농담 섞인 말을 했다. 확정된 가격이 없어도 콘셉트 모델이 공개된 후 "많은 사람들이 '가격에 상관없이 갖고 싶다'며 연락을 취해왔다"고 전했다.